2010년 4월 3일 토요일

블로그낭송 #4. 캡콜드닷넷의 글을 읽다.


캡콜드닷넷의 글을 다시 읽다.

최근에 블로그 낭송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블로그 낭송의 매력은 글의 내용을 꼼꼼하게 잘 읽게 된다는게 아닌가 싶어요. 대충 눈으로 쓱 보면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는 글도, 소리 내어 읽어보면 그 의미를 좀 더 이해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요즘입니다.

잘 이해하면서 읽고 싶은 블로그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캡콜드닷넷이었어요. 한번은 글을 한꺼번에 프린트에서 읽어보기도 하고, RSS로 읽으려고 노력도 해봤는데요, 번번히 실패를 했어요. 신문/정치/시사 <-이쪽이 생소한 저에게는 아무래도 배경지식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었나 싶어요.

적다고도 많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이지만, 제작년만해도 정치에 대해 모른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정치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좀 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메일 확인한 후 네이버로 가는 습관에서, 트위터로 바로가게 되면서부터 생긴 변화가 있다면, '기사', '소식'을 좀 더 많이 접하게 되었다는 거에요. 이전에는 네이버 메인 기사목록을 봐도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트위터에서는 내용을 보고 싶은 기사들이 많이 있었어요.

기사들을 조금이라도 읽은게 좀 배경지식습득에 도움이 된건지 오늘 우연히 다시 읽게 된 캡콜드닷넷의 글들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2010년에 유행시키고 싶은 키워드 10가지라는 글을 읽다보니, 그 글안에 링크가 되어 있던 다른 글들도 읽게 되었어요. 그 중에 몇 개는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블로그 낭송

1. 2010년에 유행시키고 싶은 키워드 10가지


파블로프 30, 발행부수1등신문, 보수 참칭, 2MB-H당정권, 기복정당, 물주저널리즘, 진보간지, 인지잉여, 못 해냄의 미덕, 백시위불여일선서, 백선거불여일제도



2. 남들 다 하는 만큼씩 하면서 살기

수구의 현실드립, 인지 잉여, 구글의 20% 규칙, 다양성의 원동력, 사고의 시뮬레이션, 시민저널리즘, 위키피디아, 잉여력의 확보
남들 다 하는 만큼씩 하지 않고 살도록 용을 써보자



3. 촛불 정국 와중, 생각의 토막들

집단사고->집단지성, 기억력, 총체적으로 인덱싱하고 소통하는 작업, 담론에서 구라를 자제하는 능력, 검증하는 방법, 발전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맹신 사이, 제도의 힘



4. 오늘도 몇가지 생각의 토막들.


체계적인 기억력 기제, 반대 의견의 힘을 제도화하는 능력, 모듈적 소통, 기복정당, 기득권 세력, 대중적 세력 확보, 커뮤니케이션 전략)



글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

(캡콜드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참고하여 답을 달았습니다. 감사드려요 ^^)

  • 어떤 정당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세상의 비전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 => 슬프게도, 정당에서 내세우는 개별 정책들로 추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강령은 다들 적당히 좋은 말만 집어넣는터라.

  • 이슈화를 위해서는 적합한 키워드가 중요하다.. 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궁금..
    => 키워드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이슈를 생각하는 방식이 정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세상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와 싫어하는 이가 있다"라고 하면, 자신이 야구팬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동안 실제로는 "구기종목이 사람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스며들게 되죠.

  • 키배의 뜻이 뭘까?
    => 키보드배틀, 즉 온라인상 논쟁 가운데에서도 건설적 결론합의보다는 상대를 망신주고 거꾸러트리는 것에 특화된 종류의 싸움을 지칭합니다.

  • 제도, 제도가 아우르는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깊이는?
    => 사실 좀 철학적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거칠고 넓게 이야기하자면... 어떤 사회구조에 아무리 "다른 사람"을 대입해도 같은 방식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이 제도라고 보면 얼추 맞습니다(아주 좁게 이야기하면 물론 '법'과 '계약' 같은 문서화된 규칙들이겠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

  • 파블로프30이 아닌, 나머지 70와 합리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파블로프30이 아닌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

  • 체계적인 기억력 기제 + 토론의(제도화된 반대힘)의 결합

  • 인지잉여를 장려하고, 나누고, 조직화하는 것이 핵심..

  • 경쟁적 심리상태.. (우리를 옭아매는 것들)

  • 활발한 담론활동 없이 선거에 참여하여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 프레이밍으로 다가가기 위한 키워드 - 진보간지

  • 진보지식생태계 - 연구소나 연대가 아닌 '계'


mp3 파일이 있는 곳

댓글 2개:

  1. !@#... 제가 읽었다면 절대 나오지 못할 수준의 멋진 낭송(핫핫)에 매우매우 감사드리며, 궁금증에 대한 제 나름의 답변입니다 :-)



    어떤 정당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세상의 비전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 슬프게도, 정당에서 내세우는 개별 정책들로 추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강령은 다들 적당히 좋은 말만 집어넣는터라.



    이슈화를 위해서는 적합한 키워드가 중요하다.. 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궁금..

    => 키워드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이슈를 생각하는 방식이 정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세상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와 싫어하는 이가 있다"라고 하면, 자신이 야구팬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동안 실제로는 "구기종목이 사람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스며들게 되죠.



    키배의 뜻이 뭘까?

    - 키보드배틀, 즉 온라인상 논쟁 가운데에서도 건설적 결론합의보다는 상대를 망신주고 거꾸러트리는 것에 특화된 종류의 싸움을 지칭합니다.



    제도, 제도가 아우르는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깊이는?

    - 사실 좀 철학적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거칠고 넓게 이야기하자면... 어떤 사회구조에 아무리 "다른 사람"을 대입해도 같은 방식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이 제도라고 보면 얼추 맞습니다(아주 좁게 이야기하면 물론 '법'과 '계약' 같은 문서화된 규칙들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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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apcold - 2010/04/06 05:52
    옷! 답변 감사드립니다 ^^ 본문에 쪼개어서 질문 밑에 답을 달았습니다.



    정당에서 내세우는 개별 정책으로 그 정당이 추구하는 비전을 알 수가 있는 것이군요..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은 신문에서 봐야할까요? 아니면 정당의 홈페이지에서 보나요?



    키워드 이슈화를 보니, 이누엔도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어던 말은 그 말을 함으로써 다른 의미를 내포하게 되는 것 같네요.



    키배가 그런 뜻이었군요! 최근의 플라톤에 대해 읽은 글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적어도 30살은 되어야 변증법 토론을 하기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그럼 변증법 토론을 하려면 대체 언제부터 할 수 있다는건지.. 그만큼 변증법 토론을 하려면 어떤 기본이나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댓글로 토론해서 합의 결론을 내려면 일종의 훈련이 필요한 건가 봅니다. 저도 훈련받고 싶네요~



    제도라는 것은 큰 것을 범위로 하는 것 같네요. 뭔가 일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그 무엇.. 일단은 이 정도로 이해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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