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콜드닷넷의 글을 다시 읽다.
최근에 블로그 낭송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블로그 낭송의 매력은 글의 내용을 꼼꼼하게 잘 읽게 된다는게 아닌가 싶어요. 대충 눈으로 쓱 보면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는 글도, 소리 내어 읽어보면 그 의미를 좀 더 이해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요즘입니다.
잘 이해하면서 읽고 싶은 블로그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캡콜드닷넷이었어요. 한번은 글을 한꺼번에 프린트에서 읽어보기도 하고, RSS로 읽으려고 노력도 해봤는데요, 번번히 실패를 했어요. 신문/정치/시사 <-이쪽이 생소한 저에게는 아무래도 배경지식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었나 싶어요.
적다고도 많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이지만, 제작년만해도 정치에 대해 모른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정치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좀 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메일 확인한 후 네이버로 가는 습관에서, 트위터로 바로가게 되면서부터 생긴 변화가 있다면, '기사', '소식'을 좀 더 많이 접하게 되었다는 거에요. 이전에는 네이버 메인 기사목록을 봐도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트위터에서는 내용을 보고 싶은 기사들이 많이 있었어요.
기사들을 조금이라도 읽은게 좀 배경지식습득에 도움이 된건지 오늘 우연히 다시 읽게 된 캡콜드닷넷의 글들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2010년에 유행시키고 싶은 키워드 10가지라는 글을 읽다보니, 그 글안에 링크가 되어 있던 다른 글들도 읽게 되었어요. 그 중에 몇 개는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블로그 낭송
1. 2010년에 유행시키고 싶은 키워드 10가지
파블로프 30, 발행부수1등신문, 보수 참칭, 2MB-H당정권, 기복정당, 물주저널리즘, 진보간지, 인지잉여, 못 해냄의 미덕, 백시위불여일선서, 백선거불여일제도
2. 남들 다 하는 만큼씩 하면서 살기
수구의 현실드립, 인지 잉여, 구글의 20% 규칙, 다양성의 원동력, 사고의 시뮬레이션, 시민저널리즘, 위키피디아, 잉여력의 확보
남들 다 하는 만큼씩 하지 않고 살도록 용을 써보자
3. 촛불 정국 와중, 생각의 토막들
집단사고->집단지성, 기억력, 총체적으로 인덱싱하고 소통하는 작업, 담론에서 구라를 자제하는 능력, 검증하는 방법, 발전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맹신 사이, 제도의 힘
체계적인 기억력 기제, 반대 의견의 힘을 제도화하는 능력, 모듈적 소통, 기복정당, 기득권 세력, 대중적 세력 확보, 커뮤니케이션 전략)
글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
(캡콜드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참고하여 답을 달았습니다. 감사드려요 ^^)
(캡콜드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참고하여 답을 달았습니다. 감사드려요 ^^)
- 어떤 정당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세상의 비전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 => 슬프게도, 정당에서 내세우는 개별 정책들로 추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강령은 다들 적당히 좋은 말만 집어넣는터라.
- => 키워드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이슈를 생각하는 방식이 정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세상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와 싫어하는 이가 있다"라고 하면, 자신이 야구팬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동안 실제로는 "구기종목이 사람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스며들게 되죠.이슈화를 위해서는 적합한 키워드가 중요하다.. 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궁금..
- => 키보드배틀, 즉 온라인상 논쟁 가운데에서도 건설적 결론합의보다는 상대를 망신주고 거꾸러트리는 것에 특화된 종류의 싸움을 지칭합니다.키배의 뜻이 뭘까?
- => 사실 좀 철학적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거칠고 넓게 이야기하자면... 어떤 사회구조에 아무리 "다른 사람"을 대입해도 같은 방식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이 제도라고 보면 얼추 맞습니다(아주 좁게 이야기하면 물론 '법'과 '계약' 같은 문서화된 규칙들이겠지만).제도, 제도가 아우르는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깊이는?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
- 파블로프30이 아닌, 나머지 70와 합리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파블로프30이 아닌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
- 체계적인 기억력 기제 + 토론의(제도화된 반대힘)의 결합
- 인지잉여를 장려하고, 나누고, 조직화하는 것이 핵심..
- 경쟁적 심리상태.. (우리를 옭아매는 것들)
- 활발한 담론활동 없이 선거에 참여하여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 프레이밍으로 다가가기 위한 키워드 - 진보간지
- 진보지식생태계 - 연구소나 연대가 아닌 '계'
mp3 파일이 있는 곳
!@#... 제가 읽었다면 절대 나오지 못할 수준의 멋진 낭송(핫핫)에 매우매우 감사드리며, 궁금증에 대한 제 나름의 답변입니다 :-)
답글삭제어떤 정당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세상의 비전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 슬프게도, 정당에서 내세우는 개별 정책들로 추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강령은 다들 적당히 좋은 말만 집어넣는터라.
이슈화를 위해서는 적합한 키워드가 중요하다.. 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궁금..
=> 키워드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이슈를 생각하는 방식이 정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세상에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와 싫어하는 이가 있다"라고 하면, 자신이 야구팬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동안 실제로는 "구기종목이 사람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스며들게 되죠.
키배의 뜻이 뭘까?
- 키보드배틀, 즉 온라인상 논쟁 가운데에서도 건설적 결론합의보다는 상대를 망신주고 거꾸러트리는 것에 특화된 종류의 싸움을 지칭합니다.
제도, 제도가 아우르는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깊이는?
- 사실 좀 철학적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거칠고 넓게 이야기하자면... 어떤 사회구조에 아무리 "다른 사람"을 대입해도 같은 방식으로 굴러가게 하는 것이 제도라고 보면 얼추 맞습니다(아주 좁게 이야기하면 물론 '법'과 '계약' 같은 문서화된 규칙들이겠지만).
@capcold - 2010/04/06 05:52
답글삭제옷! 답변 감사드립니다 ^^ 본문에 쪼개어서 질문 밑에 답을 달았습니다.
정당에서 내세우는 개별 정책으로 그 정당이 추구하는 비전을 알 수가 있는 것이군요..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은 신문에서 봐야할까요? 아니면 정당의 홈페이지에서 보나요?
키워드 이슈화를 보니, 이누엔도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어던 말은 그 말을 함으로써 다른 의미를 내포하게 되는 것 같네요.
키배가 그런 뜻이었군요! 최근의 플라톤에 대해 읽은 글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적어도 30살은 되어야 변증법 토론을 하기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그럼 변증법 토론을 하려면 대체 언제부터 할 수 있다는건지.. 그만큼 변증법 토론을 하려면 어떤 기본이나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댓글로 토론해서 합의 결론을 내려면 일종의 훈련이 필요한 건가 봅니다. 저도 훈련받고 싶네요~
제도라는 것은 큰 것을 범위로 하는 것 같네요. 뭔가 일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그 무엇.. 일단은 이 정도로 이해해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