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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5일 화요일

진로상담

"무엇을 해야할까?" -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성공하신 분들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집적거리느라고 한 가지를 진득하게 파고든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좀 더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그러고보니 좋아하는 것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한 가지는 일기를 쓰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좋아한다는 것을 이전에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도저히 현실과 연결시킬 방법을 알 수 없었습니다. 뭔가 활용할 영역과 연결을 시키지 못했어요.

일기는 글을 쓰는 것이니까 작가는 어떨까 생각해보았지만, 여러가지 두려움이 저를 가로막았습니다. 생각을 끄적이는 것과,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사이가 너무나도 멀어보였습니다. 외국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어요. 외국어는 왠지 실용적인 것 같아서, 이것으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요, 그것도 잘 안 되었습니다. 배우는 것 자체는 좋은데, 과연 뭐에 써먹어야 할지를 알 수가 없었어요. 학교 다닐 때에는 무역 회사 같은데에서 외국어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는데요, 무역이라는 일이 끌리지 않았어요. 통역대를 가는 건 어떨까 생각했는데, 통역도 끌리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국제정치에 너무 관심이 없었어요.

결국에는 외국어와는 전혀 관계 없는 회사에 취업을 해서 2년간 일을 했습니다. 글 쓰는 거나 외국어와는 관계 없는 일이었지만 사실 재미있었습니다. 종이나 웹의 화면을 그리는 일이 재미있었어요. 큰 일은 아니었지만 도움말 책자를 기획해서 만든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른 팀에서 비슷한 방식을 쓰는 것을 보고 속으로 굉장히 기뻤어요.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보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나.. 라는 질문에는 만족스럽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살다보면 회사 내에서 올라가든지, 아니면 한 분야에서 나름의 전문성을 키우면서 회사를 옮겨 다니든지, 아니면 회사에서 쫓겨나든지 셋 중 하나가 될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해서 회사를 그만두었고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놀고 있습니다. 1년 반 정도 놀았는데요, 일하느라 바쁘신 분에게는 죄송하지만, 노는 게 참 괴롭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자신이 부품처럼 느껴져서 괴로울 때가 있잖아요? 내가 없어도 이 조직은 잘 돌아갈거야라는.. 지금의 저는 부품도 아닌 거죠. 식충이죠. 밥은 먹고 일은 안하는...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뭔가를 했습니다. 그게 이 블로그와 개발자 영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거에요. 결국은 일기와 외국어로 돌아오는 느낌이네요.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밖에 없구나라는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간에 마음의 변화가 있었어요. 예전에는 뭔가 '뽀대'나는 것을 동경하는 게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런 것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고나 할까요? 식충이가 되면 온갖 미련이 사라지죠. 식충이가 동경하는 것은 제 밥값을 하는 거죠..

그런데 신기한건요.. 개발자 영어 홈페이지가요, 저에게 굉장한 활력소가 되었다는 거에요. 뭔가 체계적인 방법을 가지고 '짠~'하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는데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아이디어와 지켜야겠다는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은 있었지만요.. 왜 그런 활력이 생겼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요, 참여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 그게 큰 것 같아요. 누군가 사이트를 바꾸면 알림메일을 받는데요, 그 메일 받는 거에 따라서 하루의 시작이 신나기도 하고, 풀이 죽기도 할 정도에요.

문득.. 욕심이 생겼습니다.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이론과 실전, 둘 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홈페이지를 계속 운영한다면, 그것 자체가 저에게는 실전이에요. 그걸 실전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요. 문제는 이론 부분이에요. 외국어를 배우는 걸 좋아라 하지만, 대학은 외국어 관련 과를 나오기는 했지만 이론 적인 토대는 '꽝'입니다. 학사 졸업장이 무언가를 배웠다는 증명까지 해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서른을 넘긴 상태에서 진로 고민을 하고 있어요. 방통대 영어교육과 편입을 할까, 졸업하고 나서 야간 석사를 다닐까.. 아참, 학위를 받고 싶은 이유는 교수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연구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이론적인 기본을 제대로 쌓고, 다른 분들이 연구한 결과를 제대로 소화해서 현실에 적용하는 능력을 갖고 싶어요.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존경하는 스승님을 만나게 되거나, 마음이 맞는 동료를 만나게 된다면 그 보다 좋을 것이 없겠지요..

결~~~ 국에는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요? 외국어를 배우시는 분이 자서전을 쓰시는 것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외국어를 배우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쓰기가 어렵죠. 쓰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쓰게 되는 상태와 상황이 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어떤 길을 따라서 가야 하는지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요, 다만 이 순간에 갈 수 있는 길을 갈 수 밖에 없겠지만요, 그래도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이런저런 조언을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진로상담을 드립니다.

2010년 5월 31일 월요일

지지합니다.

몇 일 집을 비우고 돌아왔더니, 심상정 후보의 사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그리고 어떤 스님께서 4대강에 반대하신다는 유서를 남기시고 분신하셨고요.

중요한 일이 일어나는 시기에 저는 멀리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유자적하지만 깨어 있는 매 순간이 괴롭습니다. 내가 깨어있는 이 시간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밥 먹고 건강을 지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누리는 이 안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무언가를 배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의미있게 보내지 못하는 이 시간을 내가 가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배부른 소리겠지요. 이런 상황을 이미 누리고 있는 사람의 배부른 소리겠지요. 하지만 어떤 의미를 찾기를 바라는 게 저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의 일정에 치여 사시는 분들도 가끔은 하루를 돌아보며, 또는 지난 날을 돌아보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것이 없음에, 이룬 것이 없음에,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전혀 상관없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방선거때문입니다. 민노씨의 글을 읽고 무슨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이 글을 씁니다.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누구를 지지하지?" 이 질문을 던진 후로 시간이 몇 달 정도 지났는데 이렇다할 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에 지방선거에 대한 생각을 글로 쓰면서 이렇게 생각했어요. 만들어져 있는 결론을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자.

내가 스스로 결정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싶지만 도저히 답이 안 나옵니다. 답안지에 표시를 해야 하는 종료시간은 다가오고 있는데 도저히 답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답을 제대로 내려면 시간이 하루 이틀이 아닌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겁니다. 스스로 판단하려면 이런저런 것들을 알아야 하는데, 이제까지 그것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과거가 후회스러워서 답안지에 표시를 하지 않는 것으로 그 후회를 대신하자니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1. 이런 이런 이유로 누구를 지지한다.
2. 누구를 지지할 지 모르니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

2번으로 어물쩡 넘어가려고 했지만 2번을 선택하는 것조차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1번을 선택하든 2번을 선택하든, 그것은 누군가의 손을 들어주는 것인데, 문제는 2번을 선택했을 때에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지조차도 모른다는 거에요. 그래서 1번을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에서 막힙니다.

트위터를 한 지 몇 개월 정도 됐습니다. 작년 9월인가부터 눈팅을 한 것 같은데요. 트위터를 하다보니 제가 따르는 트위터러, 블로거들이 몇 분 생겼습니다. 누가 어떤 트윗을 올리면, 그 트윗의 내용이 옳다, 그르다 여부는 다 판단을 하지는 못해요. 하지만 어떤 느낌은 듭니다. 트위터러가 어떤 분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이기적인 느낌이 드는 분도 있고, 방황하는 느낌이 드는 분도 있어요. 시니컬한 한마디 속에 깊은 고민을 담는 느낌이 드는 분도 있고요. 트윗을 쭉 보다보니 어떤 트위터러에게 어떤 '신뢰'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140자 길이 제한 내에서 쓰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어떤 트위터러가 올리는 트윗에는 좀 더 신뢰가 가고, 어떤 트위터러가 올리는 트윗에서는 대충 넘기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오프의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한 그룹의 사람을 계속 만나다보면, 개중에는 좀 더 신뢰가 가는 사람이 있고, 신뢰가 안 가는 사람이 있죠.

오프에서 신뢰가 가는 분에게서 정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 아마도 그 분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런데 오프에서는 정치에 대한 얘기를 별로 못 들었어요. 제가 이제까지 살면서 제일 정치에 관한 얘기를 많이 접했던게 지난 몇 개월간의 트위터에서였습니다. 트위터에서 제가 마음으로 따르는 분들은 진보신당을 지지합니다. 그래서 어느 지점부터 저는 진보신당을 가깝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논리적인 이유는 없어요. 정책 얘기를 하는데, 저는 정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안해봤고, 실제로 진보신당이 어떤 정책을 왜 내거는지 별로 알아보지도 않았어요. 다만,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어떤 고민을 하시는 지는 트위터에서 많이 접했어요.

예를 들어, 민노씨는 블로거인데요, 민노씨는 블로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이 분의 고민을 제가 논리정연하게 소개할 수는 없지만,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런 고민들을 해요. 지금 우리의 삶이 이상적이지 않은데, 이상적인 상태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블로그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 블로그는 어떠해야 하고, 블로거들은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 그런 고민들을 한다고 이해하고 있어요. 민노씨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을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니, 민노씨의 중요한 정체성은 블로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고민들은 블로거라는 정체성을 가진 분이 하셨으면 하고 제가 기대하는 고민입니다.

제 정체성은 자칭 개발자 영어 학습도우미(;;)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중에 그래도 제일 자랑스럽고 보람있다고 생각하는 일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은, 현재 개발자의 삶이 이상적이지 않은데, 이상적인 상태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영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나는 영어를 공부하도록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까? 이런 고민입니다. 매순간 고민하지는 못하지만 매일 고민하고 작은 실천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한다면, 지금의 삶이 좀 더 이상적인 상태로 되어 가는 과정에서 정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치가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까? 그런 고민을 하는 정치인을 지지할 것 같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같은 종류의 고민을 한다는 이유로 저는 민노씨를 응원하고 지지하는데요, 민노씨가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이유로, 민노씨가 지지하는 심상정씨나 노회찬후보, 곽노현후보는, 이런 성격의 고민을 하는 분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 정치인들이라면 민노씨가 지지하지 않았을 거라는 믿음입니다.

언젠가는 저도 정치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어서 스스로 나는 이런이런 이유로 누구누구를 지지합니다. 라고 분명하게 쓸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분들께 기대어서 진보신당의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씁니다.

이 글 때문에 누구를 지지하시는지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누구를 지지할지 모르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정치인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가 불분명하거나 선거 홍보문구에 믿음이 안간다면,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 주변 사람들이 바라보는 곳이 어떤 곳인지, 그 분들이 하는 고민이 어떤 고민들인지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추.
트위터를 하게 된 이후로 마음에 빚이 생겼습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았다면 그 빚을 너무 늦게 느끼게 되었을 것 같아서 차라리 다행입니다.

2010년 5월 26일 수요일

개념카드 갖고 노는 프로그램


친구가 오른손을 움직이는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는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개념카드를 갖고 노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을 PPT로 만들어봤어요.
프로그램을 만드는 분 중에 혹시!

이 정도는 껌이야~!

하는 분이 계시다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대략적으로 기능을 생각한 거라서 미흡한 부분이 있을텐데, 양해를 구합니다. 누군가 만들어 주신다고 한다면, 좀 더 보완을 할게요 ^^

또는,
이렇게 표현하면, 프로그래머가 알아볼 수 없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보완할 수 있는 조언을 주시면 감사드릴게요.

<PPT중에 두 개의 화면만 캡쳐한 것이고요..>


<PDF 파일 다운로드>


뗏목지기님의 조언으로, 개념카드의 의미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를 두 개 추가했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

2010년 5월 17일 월요일

실명제 컨퍼런스 참석후기 트윗모음


실명제 컨퍼런스 참석후기 트윗모음

실명제 컨퍼런스 참석하신 분들께서 올리신 참석후기 트윗모음입니다~


dangun76
 어제 인터넷 주인찾기 실명제 컨퍼런스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대안을 놓고 벌어진 뜨거운 토론은 오래 기억이 남을 듯.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요. 준비하신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515B

hsjeong 다양한 목소리는 실명제 논의가 앞으로도 더 풍부해질 수 있음을, 보다 발전적 대안 모색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남깁니다. 즐겁고 고미운 기회였고. 비좁은 책장 정리용 책을 처리할 기회까지 얻어 좋았슴다 ㅋ 수고많으셨어요~ #515B

hsjeong 트위터란 공간에서조차 익명성을 지키지 못해 슬픈 1인임다. 악플,비방 하고파서가 아니라! 믿어주셈! ㅋ 때로 익명을 갈망합니다. SNS는 실명/익명 떠나서 너무 드러나고..1000개의 가면을 갖고싶은건 정상적 욕망 아닐까 싶어요. #515B

enczel #515b '인터넷 실명제 컨퍼런스'http://twtmt.com/cards/2991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만나뵙게 된 모든 분들, 오늘 하루 정말 감사드리고, 주최해 주신 분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npool 집으로 일찍(?) 향한다. 좋은 하루를 선사한 #515B 고맙습니다

gorogge #515b @npool님 말씀처럼 우리는 어떤 장소를 가져야 하고, 또 어딘가 거주해야 하기에 오늘같은 자리는 소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antiropy #515b 동화책과 색칠 공부를 준비해갔지만, 함께 사는 어린이가 1시간 밖에 못버티더군요. 먼저 나오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중계를 보니 나올 얘기는 다 나온 듯. 뒤풀이 즐겁게 하시고, 담 모임 기대합니다.

...

2010년 5월 12일 수요일

본격 실명제 납득시키는 만화

일단 만화를 한 컷 보시고..

만화 2탄을 보시려면...   <- 그런데 2탄은 이해를 못했다는;;


행사 개요 



일시 : 2010년 5월 15일 (토) 오후 2시 ~ 6시
장소 : 연세대학교 종합강의동 101호
방식 : 실명제를 둘러싼 핵심 쟁점들을 발제 후 토론
참가비 : 후불제 (참가비 무료! 단, 좋다고 생각하시면 적극 후원해주세요!)


프로그램 순서


1. 기조 발제 : 왜 우리는 모였는가? (민노씨/ 블로거)

2. 프로그램 설명 : 왜 지금 여전히 우리는 실명제를 고민하는가? (강정수/ 블로거)
3. 세부 발제 (각 15분 내외)


세부 발제 안내 

아래 주제들에 대해서 15분 동안 들은 후 질문하는 시간이 있어요~

실명제와 악플의 문제

네티즌을 위한 법, 실명제? (송경재 /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교수)
실명제 이전과 이후의 디시인사이드 (디씨인사이드 관계자)

포털/미디어기업과 실명제

실명제와 포털 (정혜승 / 다음 대외협력실 실장)
실명제와 언론사 (이정환 / 미디어오늘 기자)

실명제와 선거법

실명제와 선거법의 상관관계 (박준우/ 함께하는 시민행동 간사)

실명제와 벤쳐기업

뉴플레이어가 바라보는 실명제 (Todd Thacker / 유저스토리랩 프로젝트 매니저)

블로거/네티즌이 말하는 실명제

초보블로거가 말하는 실명제 (제라드76/ 블로거) <- 작성하신 초안이 나와 있어요!
온라인 실존/오프라인 실존 ( / 블로거)
대안을 주장한다 : 선택적 실명제 (새드개그맨 / 블로거, 팟캐스터)

2010년 5월 10일 월요일

영어공부 함께 해드리는 쿠폰

실명제 컨퍼런스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뭔가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 같이 얘기 나누고 제대로 아는게 참 중요하다고 뒤늦게서야(!) 생각하게 된 만큼, 열심히 홍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이런 트윗을 발견했습니다.


즉, pariscom님이 외장하드와 이런저런 책들을 들고 나가서 선물로 주신다는 내용인 것 같아요.

이 트윗을 보니, 저도 뭔가 드릴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특별히 가졌거나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데요, 그래도 온라인으로 최근에 하고 있는 일중에 스스로 약간은 뿌듯함을 느끼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영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거에요. 나라는 사람은 필요없다라는 생각에 괴로워하다가, 그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된 작은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아무런 체계도 없고, 방법도 정해지지 않았고, 이메일로, 트윗으로 제가 생각했을 때 좋다고 생각하는 과제를 제안해드리고, 시간이나 여건 등에 따라서 과제를 하시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3개월에 ㅇㅇ점수 이만큼 향상! 이런 약속은 못 드리지만, 뭐든,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고 외국어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온라인 상의 인연으로 알게된 몇몇 분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실명제 컨퍼런스에 참여하시는 분 중,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께 선물로 드리려고 합니다.

선물에 대해서 간단히 안내해드려요.

영어공부 함께 해드리는 쿠폰
  • 영어 공부를 하시도록 도와드려요. (이 사이트를 통해서요)
    http://sites.google.com/site/engfordev/
  • 일주일에 한 두번, 해석을 하시면 피드백을 드립니다.
  • 관심 있으신, 읽고 싶으셨던 기사나 책을 공부에 활용합니다.
  • 대화를 통한 관계와 관계를 통한 공부를 생각합니다.
  • 약 2개월 정도 해보고 좋으면 계속 합니다.
  • 한 분께 드립니다. (선정은 실명제 컨퍼런스에서 해 주시겠지요 ^^)



2010년 5월 5일 수요일

[릴레이] 실명제는 [큰 오빠]다

처음으로 트랙백 놀이에 참여합니다.

이제까지는 트랙백, 릴레이 포스트 등을 보면, 나도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도 불쑥 끼어들기가 뭣했는데, 이번에는 불쑥! 끼어들어 봅니다.


실명제는 [큰 오빠]다.

쪼-기 어디선가 큰 오빠가 보고 있다.
엄한 소리 했다가 뭔일 당할지 모른다.
대성이 오빠가 불쌍하다...
큰 오빠야, 날 좀 놓아도~


앞서 참여하신 분..

이 릴레이는 @mahabanya (http://mahabanya.com/720)님으로부터 시작되었고
@sadgagman (http://sadgagman.tistory.com/108)님이 쓰신 글에서 자발적으로 바톤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참여하신 모든 분의 글 링크를 적어야 하는지 의문이군요 :)


바톤을 드리고 싶은 분은..

흠.. 어느분께 드려야 할지.. 누군가 자발적으로 받아주시면 정/말/로 감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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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랙백 놀이는 아래와 같은 규칙을 갖습니다. 다른 부분은 자유롭게 작성하셔도 아래 부분은 Copy & Paste 해서 사용하셨으면 합니다^^

규칙입니다.
1. 실명제는 [ ](이)다. 의 네모를 자유롭게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2010년 5월 1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열흘간)
기타 세칙은 Inuit님의 릴레이의 오상 참조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인터넷 만들기

이 글을 쓴 계기

실명제에 대해 얘기나누느 컨퍼런스 #515B에 온라인으로나마 참여하고 싶어서 실명제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 질문에 방송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새드개그맨님께 감사드립니다. 방송을 들으시려면 이곳으로~ 실명제, 너 누구니? -(1), 실명제, 너 누구니? - (2)

실명제가 여론 통제의 수단으로 쓰인다면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인터넷 소통문화는 우리 스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인터넷은...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인터넷은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생각을 이눈치 저눈치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고,
내 주변의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고,

댓글로 서로를 상처입히지 않고
토론을 통해, 좋은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곳



걸림돌

그런데 그런 인터넷을 이루는 데에는 걸림돌이 있는 듯 합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입히는 악플
토론의 이름으로 이기기 위한 싸움이 되어버리는 키배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만들려면...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만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누릴지 우리가 공감하는 규칙...
규칙을 지켰을 때에는 존경을 받고
규칙을 어겼을 때에는 존경을 덜 받게 되는 그런 분위기..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좋은 토론의 규칙이나 틀을 함께 정하고
그것을 함께 익히고 실천해서, 토론이 의미를 갖는 그런 분위기



지금 할 수 있는 일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멘토 **

온라인의 정체성이 뚜렷한 분 중에서 스스로 한 분을 정하는 거에요.

이 분이라면...

온라인에서 제가 어떤 글이나 댓글을 썼을 때
그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건전하게 토론하는 데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얘기를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알려주실 것 같다..

이런 분을 정해서..

이 분의 말씀이라면 제가 듣겠습니다.

라고 선언하는 거에요.
그리고 댓글을 쓸 때에는 "제 멘토는 이 분입니다." 라고 쓰는 거에요.
또는 운영하는 블로그 소개에 "제 멘토는 이 분입니다." 라고 표시하는 거지요.
만약 댓글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이가 직접 반박을 하면 싸움만 될테니,
그 멘토의 블로그에 조용히 문의하는 거지요.
나쁘게 보면 고자질이지만,
애초에 안 좋은 댓글을 쓴 이와 계속 싸워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 네티켓 **

온라인 활동에 잔뼈가 굵으신 분들께서,
힘을 모아서 네티켓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가꾸어가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 지켰으면 하는 것들을 정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멘토들이 판단의 기준이 잘 안 설 때 이런 컨텐츠가 도움이 되도록이요..

** 캠페인 **

당장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것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모은 의견을 나누고 기억하기 위해서요.

만들어진 네티켓 컨텐츠를 같이 음미하고,
멘토들의 생각들, 멘티의 생각을 나누고,

양치질 하면 3-3-3이 생각나듯이,
댓글 쓸 때 꼭 기억할 세가지, 이런 내용으로 캠페인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4월 28일 수요일

야! 실명제, 너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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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블로거들께서 준비하고 있는 515B 기획안 : 우리도 뭐 좀 해봅시다! 을 읽고서, 저도 뭔가 참여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실명제의 여러 겹을 빠삭하게 알게 되고, 저 나름의 의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컨퍼런스에 직접 가보면 실명제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될 것 같은데요, 물리적인 사정으로 참가를 할 수가 없어요 ㅠ.ㅠ 그래서 실명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올려서 배우려고 합니다. 아, 이 글의 제목인..
야! 실명제, 너 누구니?
.. 는 컨퍼런스의 슬로건 아이디어 모집하는데에 제안한 것입니다. ^^ 혹 채택이 안되더라도 아이디어가 섭섭하지 않도록 살짝 제 블로그에 남겨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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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질문들이 있는데요,  대략 실명제의 처음과 끝을 기준으로 해서 그 안에, 질문을 다섯가지 정도로 카테고리를 나눠보았어요. 새로 궁금한 점이 생기거나 실명제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게 있으면 그 카테고리 안으로 집어 넣으려고 해요. 질문에 대한 답인 거는 같은데 확신이 안 서거나 아직 출처를 정확히 정리하지 못한 경우에는 일단 질문 아래 답을 달고, (?)를 표시했습니다.


실명제...
  • 왜 생겼을까?
  • 뭐를 어떻게 규제한다는 얘기?
  • 효과는 있는 걸까? 문제점은?
  • 다양한 입장의 목소리
  • 없애? 말어? 대안은?

실명제, 왜 생겼을까?

  1. 어떤 취지로 생겼을까?
    웹상의 커뮤니케이션 순화(?)
  2.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겼을까?
    익명성으로 인한 비방, 명예훼손 방지(?)
  3. 어떤 효과를 기대했을까?
    인터넷 토론방의 욕설 등이 줄어드는 것(?)
  4. 누가 주도해서 만들었을까? 어떤 근거로 만들었을까?
  5. 만든 당시 어떤 문제점을 예상했을까?
    개인 표현의 자유 제한
  6.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어떤 방안이 있었을까?

실명제의 내용은 무엇?

  1. 뭐가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제도일까?
  2. 실명제 - 이 제도를 규정하는 법은 어떤 법일까?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3. 이 제도를 관장하는 기관은 어디가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할까?
    방송통신위원회(?)
  4. 실명제 적용 사이트가 따로 있다는 얘기일까?
    있는 듯, 월 10만 트래픽 이상.. (?)
  5. 어떤 사이트들이 실명제 적용사이트인지 여부는 어디에서 알 수 있을까?
  6. 사이트에서 온갖 개인정보를 입력받는 것은 모두 실명제 관련 법에서 강제한 의무사항일까?

실명제, 효과는 있는걸까? 문제점은?

  1. 원래 의도했던 효과가 있는지?
  2. 효과는 어떻게 측정하는 걸까?
  3. 효과를 측정한 결과는?
  4. 악플 때문에 실명제가 생겼다는데, 악플이 줄어들었을까?
  5. 실명제가 없었다면 진중권은 익명으로 변희재를 명예훼손했을까?
  6. 실명제로 인한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7. 실명제가 개인정보 유출문제를 야기시킬까?
    심하게 야기시키는 듯.. - 옥션, 국민건강보험공단, 정보유출 사건(?)
  8.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암시장이 존재한다는데, 그 규모는 어느정도일까?
  9. 개인정보가 범죄/명의 도용에 사용될 수 있다는 데, 유출당한 사람은 이로 인해 어떤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을까?
  10.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와 상충될까?
    상충되는 듯.. - 미네르바 (?)

실명제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

  1. 실명제에 대한 다양한 입장에는 어떤 이들이 있을까?
    인터넷 기업의 입장 - 판도라의 역차별 주장(?)
    네이버, 다음같은 큰 인터넷 기업의 입장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
    정부의 입장
    실명제를 운영하는 기관의 입장
    악플을 다는 입장
    악플에 상처를 받은 입장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악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하는 입장

  2. ...

실명제, 없애? 말어?

  1. 실명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 여러 의견에 대해서 알아보기..
    개인정보 유출문제 심각하니, 주민등록번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 (?)
  2. 악플로 인한 비방, 명예훼손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3. 주민등록번호가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면, 개인정보에 대한 암시장의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참고하기 위해 읽은 글

링블로그
실명제, 한국 인터넷 박제로 만들다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개인정보 유출, 원인은 과도한 실명제?
블로그 인용권과 실명제 관한 글
당신들의 인터넷
사이버 망명, 선언에 불과하다
[책] 인터넷 권력전쟁
옥션 해킹 집단 소송 판결이 주는 교훈
2. 실명제, 낡은 대한민국과 함께 사라져라: Goodbye old Korea! (1)
http://npool.ktpage.net/entry/goodbyeOldKorea1


2010년 4월 13일 화요일

무력감과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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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부모님과 대화한 기억이 난다.

- 그래, 어느 과에 가고 싶니?
- 네, 인류학과에 가고 싶어요.
- 인류학과?
- 네..
- 그런데 인류학과를 나오면 어떻게 먹고 살거니?
- ...

대답할 수 없었다. 인류학과를 가고 싶다고 했던 것도, 그냥 어떤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그런데 그 책이 인류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막연히 그 과에 가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했던 것 뿐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먹고 살거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도 모르겠다. 어떻게 먹고 살건지... 다른이들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먹고 살 건지 아시겠어요? 공무원이 아닌 어른들께도 묻고 싶다. 어떻게 먹고 살건지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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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게 너무 복잡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뭔 일이 있다해서, 걸 좀 알아보려고 하면, 도통 시작과 끝을 모르겠다. 그리고 느는 건 의심뿐인지, 누가 이렇다 주장하면 불쑥 의심부터 든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니까 저런 주장하는 것 아닐까?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런데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사는게 만만치 않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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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지하철에서 구걸을 하는 아저씨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분에게 돈을 드리면 아저씨의 삶이 나아질까? 술을 사드시는 건 아닐까? 이 삶에서 돈이 만원 많으나 적으나 그게 과연 무슨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결국 생각만 하고 돈도 안 드렸다. 그 아저씨의 삶에서도 무력감이 느껴졌지만 나도 무력한 건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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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아이가, "엄마, 나는 블로깅하는게 정말 좋아요." 라고 하면, 거기에다 대고
"얘야, 블로깅은 취미로 하렴, 블로깅으로 어떻게 먹고 살수 있겠니?" 라고 말하는 무력한 엄마가 아니라, "얘야, 블로깅도 열심히 하면 정말 멋지고 의미있는 일이란다. 그리고 네가 노력해서 좋은 블로그를 만들면 성공할 수도 있어."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이렇게 말할 수 있으려면 블로그든 뭐든 잘하면 돈 벌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세상,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힘은 없고... 그럼 마냥 그런 세상이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나? 누군가 만들어주겠지 하고? 무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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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돈 벌 수 있는 세상이 올거다. 지식이 진가를 발휘하는 세상이 올거다. 세상이 어떻고, 제도가 어떻고, 나에게는 너무 큰 얘기로만 들린다. 결국 세상이 바뀌고, 제도가 이렇게 바뀌면 예예, 그렇기 돌아가는 거군요, 지당하굽쇼, 사바사바 두손을 비비면서, 나 같은 게 무슨 힘이 있다고 속으로 되뇌이며 살아가는 게 고작 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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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에게서 무력감을 느꼈다. 현재에 죽어도 만족하지는 않지만, 당장 먹고 살 방도가 있다는 데에, 매달 잔고에 얼마가 찍힌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한달한달 살아가는 삶이다. 그렇게 회사는 유지되는 것 같고, 회사 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되든 회사로서는 상관없다. 다른 사람을 뽑으면 되니까. 그런 대체가능성에 벌벌 떨며 지내는 게 회사원이다. 아쉬운건 회사원이다. 회사는 직원에게 같은 꿈을 공유하자고, 힘을 내서 일하라고 하지만, 회사다니는 사람들은 꿈을 꿀 여유조차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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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회사를 안 다니면 대체 뭘 해서 먹고 살건가?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 앞에서 허물어졌을까?

정말 세상에는 먹고 사는 문제밖에 없는 걸까? 다른 문제들은, 그러니까 꿈이라든지, 이상이라든지, 그런거는 배부른 소리에 불과한걸까? 내 아이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야 하는걸까? 꿈 따위는 꾸지 말고, 회사에 고분고분히 말 잘들어서 월급을 꼬박꼬박 받으면서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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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불쌍한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해외의 불쌍한 아이들밖에 없을까?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정말 투명하고 깨끗한가? 솔직히 못 믿겠다. 나보고 의심이 많다고 손가락질 하기 전에, 그런 프로그램들이 기부받은 돈을 쓰는 내역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그것을 얼마나 기부자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는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적은 돈을 기부하는 아이에게서 사진과 카드가 왔다. 그 아이는 고맙다고 했고, 자기에게 두 명의 여동생이 있는데 그 여동생도 배가 고프다고 했다. 나는 정말 썩을 대로 썩은 인간인가 보다. 거기에서 앵벌이 시키는 마케팅의 냄새를 맡다니. 그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까. 그 아이가 순수하게 쓰지 않고, 누군가가그 아이에게 그렇게 쓰라고 했다고 생각한 나에게 잘못이 있다. 어쨌든 그 일로 나는 기부금을 안 보내기로 했고 다시는 눈먼돈을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럴 돈이 있으면 차라리 내가 얼굴이라도 아는 아이에게 책 한권을 보내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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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를 하는 거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사람이 살다보면 남을 때도 있고 모자랄 때도 있게 마련이다. 남을 때는 좀 나눠주고, 모자랄 때는 좀 도와달라고 하고, 그렇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 물론 그럴 자신은 없다. 통장에 돈 남는다고 생활이 어려운 친구에게 돈을 줄 용기도 없고, 내가 돈 문제가 있다고 친구에게 돈 좀 달라고 할 용기도 없다. 현실과 이상은 이렇게나 멀다. 사실 주는 것보다 어려운게 돈 달라고 말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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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민노씨네 블로그를 알게 됐다. 나는 블로그 초보이고, 민노씨는 영어 초보이고, 해서 나는 도움도 받았고, 민노씨의 영어실력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블로그글을 읽는 블로그 낭송등 재미있는 시도도 해보았다. 물론 민노씨를 오랫동안 알고 지낸게 아니고, 블로그의 글도 아주 많이 읽지는 못했기 때문에 민노씨를 아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건, 민노씨는 블로깅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거다. 하지만 현실은 블로깅으로는 돈을 못 번다. 나는 가끔 생각해본다. 민노씨는 생활비를 어떻게 벌까? 용돈은 무슨 돈으로 쓸까? 아는 사람들도 만나고 하려면 기본적으로 돈이 필요할텐데... 어떻게 생활하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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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그런 현실에 대해서 화가 나고, 무력하기 짝이 없는 나에 대해서 화가 치민다. 결국 나는 아이가 뭔가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면 "그걸로는 먹고 살기 어렵단다." 라는 말을 하는 엄마가 되는 것일까. 민노씨에게도 이렇게 말해야 할까?
"민노씨, 블로깅하시는 것도 좋지만, 돈을 버셔야 하지 않겠어요? 블로깅으로는 아직 돈 버는 게 어렵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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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가 공정하게 유통되는 시장을 만든다고? 대체 그런건 누가 만들 수 있는 건가? 엄청난 자본이 있어야 뭔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니, 자본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엄청난 자본을 가진 이가 가치가 공정하게 유통되는 시장을 만들려고 노력이나 할까? '공정'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에 바쁠텐데. 다들 뭔가 거대하게, 자동적으로, 멋지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꿈꾸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실현되는 것을 꿈꾸기에는 나는 너무나 작고 무력하다. 내가 돈이 흐르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 내 주머니에서 돈을 빼서 다른 이의 주머니에 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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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어 오르는 무력감을 돈으로 막기로 했다. 민노씨에게 작은 기부를 하려고 한다. 아마도 5만원이 될 것 같다. 민노씨에게 좋은 데서 밥 한번 사드린다는 마음으로 드리려고 한다. 5만원으로 좋은 데서 밥 못 먹는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5만원으로 돼지왕갈비를 5인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안다. 둘이서 먹으면 5인분보다 더 먹을 것 같지만, 우선 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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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가 블로그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좀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 특히 민노씨의 블로그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당장은 아주 모자라지는 않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무력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민노씨에게 화이팅하고 좀 외쳤으면 좋겠다.

언젠가 민노씨가 전업블로거로 생활할 수 있는 때가 되면, 그 때는 나도 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아. 그걸로 당장 먹고 사는 게 어려울 수는 있어도, 같이같이 노력하다 보면, 다 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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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는, "의도는 고맙지만, 괜찮습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하지 말고 용감하게 계좌번호를 댓글로 남겨줬으면 좋겠다. 치밀어오르는 무력감을 적은 돈으로라도 억누르는 것을 구체적으로 도와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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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의 계좌번호를 알아냈다! 기쁘다!
814-21-0374-963 (국민은행)
민노씨, 이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무력감이 조금이나마 사라졌어요.

2010년 4월 10일 토요일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의료 민영화, 궁금해요!

최근 트위터에서 '의료 민영화'에 대한 트윗이 많이 보입니다.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습니다. 의료 민영화에 찬성한다, 반대한다는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 판단을 하기 위한 기본 지식을 얻고 싶습니다.

아시는 분께서는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알려 주신 내용은 본문에 추가할게요. 그리고 저처럼 궁금한 내용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질문을 남겨주시면 본문에 추가를 하겠습니다.

질문이 추가되거나 답변이 본문에 추가되는 등, 포스트가 바뀌었다는 알림을 받고 싶으신 분은 트위터 아이디를 남겨주시면 멘션으로 알려드릴게요 ^^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

  1. 의료민영화란 무엇인가요?

  2. 의료보험사를 국가에서 운영하다가, 민간기업이 운영하도록 바꾸는 것인가요?

  3.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4. 의료민영화의 추진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쳤나요?

  5. 기존 국가가 운영하는 것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가요?

  6. 의료 민영화에 찬성하는 그룹에는 어떤 그룹이 있나요?

  7.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그룹에는 어떤 그룹이 있나요?

  8. 의료 민영화가 되었을 때 예상되는 폐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9. 의료 민영화의 폐해를 얘기할 때, '식코' 얘기가 나오는데, 미국의 의료보험의 폐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0. 예상되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는 어떤 장치가 논의되고 있나요? 또는 의료 민영화법안 추진내용에 들어 있나요?

  11. 의료 민영화가 되었을 때 예상되는 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2. 의료 민영화 되면 이득을 보는 그룹에는 어떤 그룹이 있나요?

  13. 의료 민영화 되면 피해가 예상되는 그룹에는 어떤 그룹이 있나요?

  14. 의료 민영화에 반대를 원하는 경우, 여기에서 서명할 수 있다고 하는데, 서명한 그 이후에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15. 기사에서는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16.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 이해하기 좋게 잘 쓴 기사가 혹시 있나요?

  17. 의료 민영화되면,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뭐가 바뀌나요? 의료 보험료가 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라간다고 본 적이 있는데요, 맞는 건가요?

  18. To be continued...

2010년 4월 9일 금요일

사이와 바람

트위터에서 맞팔로하는 사이보다는 멘션 오가는 사이가 더 가까운 것 같고,
트위터에서 멘션하는 사이보다는 이메일 보내는 사이가 더 가까운 것 같고,
이메일 보내는 사이보다는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사이가 더 가까운 것 같고,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사이보다는 매일 얼굴 보는 사이가 더 가까운 것 같고,
매일 얼굴 보는 사이보다는 가끔이라도 속 터놓는 사이가 더 가까운 것 같다.


내가 트윗을 하는 건, 속 터놓는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다는 바람

2010년 3월 24일 수요일

지방선거에 관한 생각

발아점이 된 글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특히 저처럼 정치에 대해서 잘 몰랐고, 이제서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나 알고 싶은 상황에서는요. 정치에 대해서 궁금해서 여기저기에서 글을 읽다보면 이미 판단이 내려져 있어서 답답합니다. 집에서 MB는 좋은 분, 트위터에서 MB는 죽일 놈입니다. 저는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제가 MB를 어떻게 볼 지는 제가 판단할 할 문제이고, 다른 분들도 각자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판단을 이미 내려놓고 저에게 '강요'하는 경우를 보면 MB를 좋은 쪽으로 말하든 나쁜 쪽으로 말하든 근거를 충분히 대지 않으면 일단 신뢰가 안 갑니다. 어떤 경우에는 근거를 대줘야 MB가 나쁜 줄을 알겠냐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조건 MB를 괜찮은 인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저에게도 똑같은 의견을 강요한다면 좀 곤란하지요.

정치에 대해서 글을 읽다보니 돈에 대한 얘기들이 생각납니다. "일단 벌고 보자", "아니다, 그래도 떳떳하게 살자." 쉽게 결론나지 않는 얘기지만, 입장을 어떻게든 정할 수 밖에 없는 문제고, 그 입장을 정하려면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살아가면서 한 사람으로서 포기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 같은 것이요. (제가 바라는 사회는 제 아이가 어떤 취향이나 재능을 가졌든,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고 기본권을 존중받는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가 경쟁력 있는 사회가 아닌가 해요.)

정치에서도 그런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내가 바라는 사회에서 꼭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그런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정치인은 누구일까. 거꾸로 접근해서, 각 정치인이, 또는 우리 지역에서 후보로 나오는 정치인은 어떤 가치를 추구할까. 어떤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할까. 이런 것들을 알고서 지지할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로 어떤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하기는 쉽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저를 포함해서,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말, 자신이 멋져 보이는 말을 하게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사람이 뱉은 말의 진위를 어떻게 가려내는지는 사람들마다 자기만의 노하우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가려내는 나름대로의 확인수법들이 있을 거에요. 애매하다면 확인하기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하고요.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등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활용해서 정치인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치인이 되었든, 정당이 되었든, 나름의 지향하는 바가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뭉쳐 있는 정치인들은 무언가를 중심으로 해서 뭉쳐 있다고 생각해요. 이익집단 같은 성격을 띠는 집단도 있을 테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집단도 있을 거에요. 정치인이 이익집단의 성격을 띠는 것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현재의 상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이상에 가깝다면, 학벌과 부모님 재산을 염두에 두는 것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현재의 상태일 수 있는 것처럼이요.

정치인이 누구이든 간에, 정치인 집단이 어떤 집단이든 간에, 그들이 뭉쳐있는 그 중심에 있는 가치를 누군가 투명하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는 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글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민노씨가 쓰신 것처럼 블로거가 그런 것들을 해주면 정말 고맙겠지요. 저도 정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없어도,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참여하겠습니다. 질문하는 것은 할 수 있어요. 모르는 게 많으니까요.

기사에서 민심이라는 표현을 많이 봅니다. 국민의 마음. 과연 모든 개개인은 자신의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정치인에 대해서 잘 이해한 후에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정한 상태일까요? 저는 선거에서 누가 뽑히는 것보다는, 개개인이 정치인과 정치집단을 잘 파악해서 선택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발아점

(민노씨.네) 지방선거 블루스 : 차선과 차악이라는 망령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기억력이 좋은 게 좋을까, 안 좋은게 좋을까?


기억은 여지없이 나를 실망시켰다. 결국 마지막에 죽은 사람은 시인이 아니었으니까....내가 인간 메모리를 연구하는 사람 맞는지 모르겠다. 정말 슬퍼진다.

1.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기억력이 좋은 게 좋을까, 안 좋은 게 좋을까?

본문을 듣거니 읽거니 하다보니까 눈에 더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위에 인용한 부분이고요.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기억력이 좋은 게 좋을까, 안 좋은 게 좋을까? 무슨 기준으로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것은 순전히 이 포스트를 쓰는 저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기쁨을 느끼면서... 암기과목 시험을 보는 이의 경우에는 기억력이 좋은 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얘기지만요. 그럼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어느 편이 더 좋을까요? 흠. 생각을 좀 해보고요.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의 기억력만 연구하는 게 아닐테니까, 별로 상관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연구자체를 하기 위해 대학에 가거나 연구과정에 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기억력이 좋은 게 좋겠지만요.

잠깐 제 얘기를 하자면, 자랑처럼 들리지만(ㅠ.ㅠ), 주위에서 간혹 '너는 외국어에 재능이 있으니까 재능없는 내 마음을 몰라'라고 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건 외국어를 가르치는 거에요.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는 거에요. 특히 재능없는 이에게요. 큐피트의 화살표가 이리 어긋날 수도 있는 걸까요? 외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배우는 사람에 대해서 잘 아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외국어에 재능이 있으니까 재능없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 수 없다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조금 다르게 '나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자랐으니까, 외국인 보다는 한국사람을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라는 결론을 어찌어찌 내렸어요.

기억력을 연구하는 분이 연구 대상인 사람을 더 알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좋은 기억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일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 글쓴이의 뇌는 왜 시인이 죽었다고 기억했을까요?

글쓴이가 기억하는 영화의 결론은  실제 영화의 결론과 다릅니다. 그렇다면 글쓴이는 왜 시인이 죽었다고 기억했을까요? 기억내용 자체가 사라졌다면 또는 너무 깊이 숨어버렸다면 누군가 죽었다는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야 할텐데요. 그런데 하필 시인이 죽었다는 내용을 뇌가 기억해 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뇌가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 아마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 갔겠지요. 그런데 실제 영화는 경우A로 진행되었지만, 글쓴이의 뇌는 경우A는 좀 뭔가 안맞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마음에 안 들거나, 더 나은 전개방향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뇌는 경우A'가 더 맞다고 또는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고, A'를 기억공간에 저장시킨게 아니었을까요? A를 A로 기억하는 게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면에서는 우월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반면에 A를 A'로 보는 것은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A와 A'사이의 갭은 꼭 좋다고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인것 같아요. 그러니,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 발아점

블로그 낭송 : 아거의 '기억의 연약함(Memory's fragile power)' (민노씨)

Memory's fragile power (아거)


* 관련 트윗 중에서

@minoci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기억력이 좋은 게 좋을까, 안 좋은게 좋을까? (@nassol99) http://bit.ly/duPgge // 흥미로운 질문, 따뜻한 추론...

@heterosis
이건 마치 철학자는 철학적인가하는 질문과 같은.. RT @minoci: 기억력을 연구하는 이는 기억력이 좋은 게 좋을까, 안 좋은게 좋을까? (@nassol99)http://bit.ly/duPgge // 흥미로운 질문, 따뜻한 추론...

@nassol
철학자는 자기가 철학하는 것 자체가 본업(?)이기 때문에 철학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 기억력 연구자의 본업은 자기 기억력으로 뭔가를 하는게 아닌, 기억력에 대해서 연구하는 거기 때문에, 본인기억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