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5일 수요일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인터넷 만들기

이 글을 쓴 계기

실명제에 대해 얘기나누느 컨퍼런스 #515B에 온라인으로나마 참여하고 싶어서 실명제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 질문에 방송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새드개그맨님께 감사드립니다. 방송을 들으시려면 이곳으로~ 실명제, 너 누구니? -(1), 실명제, 너 누구니? - (2)

실명제가 여론 통제의 수단으로 쓰인다면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인터넷 소통문화는 우리 스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인터넷은...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인터넷은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생각을 이눈치 저눈치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고,
내 주변의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고,

댓글로 서로를 상처입히지 않고
토론을 통해, 좋은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곳



걸림돌

그런데 그런 인터넷을 이루는 데에는 걸림돌이 있는 듯 합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입히는 악플
토론의 이름으로 이기기 위한 싸움이 되어버리는 키배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만들려면...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만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누릴지 우리가 공감하는 규칙...
규칙을 지켰을 때에는 존경을 받고
규칙을 어겼을 때에는 존경을 덜 받게 되는 그런 분위기..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좋은 토론의 규칙이나 틀을 함께 정하고
그것을 함께 익히고 실천해서, 토론이 의미를 갖는 그런 분위기



지금 할 수 있는 일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멘토 **

온라인의 정체성이 뚜렷한 분 중에서 스스로 한 분을 정하는 거에요.

이 분이라면...

온라인에서 제가 어떤 글이나 댓글을 썼을 때
그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건전하게 토론하는 데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얘기를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알려주실 것 같다..

이런 분을 정해서..

이 분의 말씀이라면 제가 듣겠습니다.

라고 선언하는 거에요.
그리고 댓글을 쓸 때에는 "제 멘토는 이 분입니다." 라고 쓰는 거에요.
또는 운영하는 블로그 소개에 "제 멘토는 이 분입니다." 라고 표시하는 거지요.
만약 댓글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이가 직접 반박을 하면 싸움만 될테니,
그 멘토의 블로그에 조용히 문의하는 거지요.
나쁘게 보면 고자질이지만,
애초에 안 좋은 댓글을 쓴 이와 계속 싸워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 네티켓 **

온라인 활동에 잔뼈가 굵으신 분들께서,
힘을 모아서 네티켓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을 가꾸어가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 지켰으면 하는 것들을 정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멘토들이 판단의 기준이 잘 안 설 때 이런 컨텐츠가 도움이 되도록이요..

** 캠페인 **

당장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것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모은 의견을 나누고 기억하기 위해서요.

만들어진 네티켓 컨텐츠를 같이 음미하고,
멘토들의 생각들, 멘티의 생각을 나누고,

양치질 하면 3-3-3이 생각나듯이,
댓글 쓸 때 꼭 기억할 세가지, 이런 내용으로 캠페인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7개:

  1. 제가 지금까지 블로깅하면서 멘토로 생각해오고 있는 분은 아거님입니다. 더불어 블로깅하다가 상심하거나, 혹은 그저 마음이 외롭고, 쓸쓸해지면 주낙현 신부님의 블로그에서 큰 위로를 받곤 합니다. 블로깅 초기에는 아틸라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최근엔 강정수씨께서 큰 자극을 주고 계시죠. 써머즈님은 늘 합리적이고, 빛나는 아이디어들을 주시는 벗이자 멘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솔님께서는 제 게으름을 스스로 부끄럽게 만드는 에너지 만빵의 멘토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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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민노씨 - 2010/05/06 03:15
    ^^ 민노씨가 좋아하시는 블로거분들이근영~ 멋진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저를 멘토로 생각하시는 건 아니될 말씀이시고요, 부족하지만 영어멘토로 삼아주시면 ㅋㅋ 실명제 컨퍼런스 준비하시느라 참 고생이 많으실텐데요, 어디선가 민노씨를 '허브'로 표현한 글을 본 적이 있어요.. 허브가 없으면 연결이 안되고, 연결이 안되면 의미가 안 생겨나는데요... 여튼 중요한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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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참, 쌔깽(새드개그맨)님을 빠뜨렸근영!

    언젠가는 한 블로거로부터 쌔깽님 광신도(정확한 기억은 아니고, 이와 유사한 표현) 같다는 댓글을 받은 적도 있죠. ㅎㅎ. 멘토라는 느낌보다는 친근한 벗이자 또 많은 것을 배우는, 또 깊이 참고하는 공부 잘하는 같은 반 동료(?) 같은 느낌이 강하지만 쌔깽님의 팟캐스트로부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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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민노씨 - 2010/05/06 05:55
    어잌후 영광입니다.

    광신도 얘기... 저도 기억나네요. 아마 김기자닷컴님 이셨던 것 같은데...

    저야말로 민노씨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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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민노씨 - 2010/05/06 05:55
    민노씨가 새드개그맨님의 방송을 2배속으로 들을수 있는 비결이 있었군요!저는 마치 강의 듣는 기분으로 완전히 집중해야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딴일 하면서 방송을 들었다가, 멀티에 실패한 경험이.. 그런데 딴일을 안하고 방송만 들으면 참 이해가 잘되고 재미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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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네티켓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생각하는 네티켓 리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네티켓 방향은 좀 독특합니다...)







    먼저



    @ 네티즌이 지켰으면 하는 것 리스트 - 네티즌 네티켓

    1. 표현의 자유를 갉아먹는 법안은 반대하자: 인터넷실명제, 사이버모욕죄, 허위사실유포죄, 명예훼손 관련법, 선거법.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의식이 없다면 진정한 네티즌이 아니라고 봐요...)

    1. 자료는 될 수 있는 한 공개하는 쪽으로 가자. (특히 등업 카페...)

    1. 상대방을 악플러라고 규정하는 일은 될수록 삼가하자.



    그리고



    @ 블로거가 지켰으면 하는 것 리스트 - 블로거 네티켓

    1. 트랙백을 달 때에는 꼭 트랙백당하는 글의 링크를 어디선가 언급하자. (트랙백은 일종의 댓글이라는 생각에서...)

    1. 글 전체를 퍼가려면 그냥 링크로 대체하자. 될 수 있으면 글의 일부분만 인용하고 원문 링크를 꼭 달자.

    1. 링크가 링크처럼 보이는지 확인하자. (티스토리 스킨 중에 이거 제대로 안되는 스킨이 많죠) (링크가 링크처럼 보이도록 스킨 고치는 방법은 http://motivation.tistory.com/118 참조)



    마지막으로



    @ 홈페이지 만들거나 포탈 같은 걸 운영하는 사람들이 지켰으면 하는 것

    1. 웹표준을 지키려고 노력하자

    1. 불필요하게 노래 틀지 말자. (노래 빵빵하게 켜놓은 홈페이지들....)

    1. 너무 느린 웹사이트는 개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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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양파뉴스 - 2010/05/07 23:37
    옷 ^^ 감사합니다!



    실명제 말고도 표현의 자유를 갉아먹는 제도들이 많이 있었군요!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는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데 공감합니다.



    카페 활동은 많이는 못해봐서, 등업에 대한 자료공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원리를 공개하는 점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악플러라고 규정하는 일을 삼가는 것도 깊이 공감합니다. 어떤 댓글에 대해서 불쾌해지거나 속으로 부정적이라고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해요. 얼굴을 맞대는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말을 들어서 기분이 상하더라도 바로 표현하지는 않잖아요? 온라인에서도 표현을 할 때 상대에 대한 배려등 여러가지를 고려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합니다. 제가 제안했던 멘토라는 것도 사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해 본 거에요. 댓글 단 이에게 악플러라고 규정해버리면 과연 그 댓글 단 이가 '아, 그렇군요, 제가 악플을 달았습니다.' 할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렇게 의견을 나누다 보면 인터넷을 좀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의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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