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4일 수요일

지방선거에 관한 생각

발아점이 된 글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특히 저처럼 정치에 대해서 잘 몰랐고, 이제서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나 알고 싶은 상황에서는요. 정치에 대해서 궁금해서 여기저기에서 글을 읽다보면 이미 판단이 내려져 있어서 답답합니다. 집에서 MB는 좋은 분, 트위터에서 MB는 죽일 놈입니다. 저는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제가 MB를 어떻게 볼 지는 제가 판단할 할 문제이고, 다른 분들도 각자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판단을 이미 내려놓고 저에게 '강요'하는 경우를 보면 MB를 좋은 쪽으로 말하든 나쁜 쪽으로 말하든 근거를 충분히 대지 않으면 일단 신뢰가 안 갑니다. 어떤 경우에는 근거를 대줘야 MB가 나쁜 줄을 알겠냐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조건 MB를 괜찮은 인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저에게도 똑같은 의견을 강요한다면 좀 곤란하지요.

정치에 대해서 글을 읽다보니 돈에 대한 얘기들이 생각납니다. "일단 벌고 보자", "아니다, 그래도 떳떳하게 살자." 쉽게 결론나지 않는 얘기지만, 입장을 어떻게든 정할 수 밖에 없는 문제고, 그 입장을 정하려면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살아가면서 한 사람으로서 포기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 같은 것이요. (제가 바라는 사회는 제 아이가 어떤 취향이나 재능을 가졌든,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고 기본권을 존중받는 사회입니다. 그런 사회가 경쟁력 있는 사회가 아닌가 해요.)

정치에서도 그런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내가 바라는 사회에서 꼭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그런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정치인은 누구일까. 거꾸로 접근해서, 각 정치인이, 또는 우리 지역에서 후보로 나오는 정치인은 어떤 가치를 추구할까. 어떤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할까. 이런 것들을 알고서 지지할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로 어떤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하기는 쉽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저를 포함해서,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말, 자신이 멋져 보이는 말을 하게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사람이 뱉은 말의 진위를 어떻게 가려내는지는 사람들마다 자기만의 노하우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가려내는 나름대로의 확인수법들이 있을 거에요. 애매하다면 확인하기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하고요.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등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활용해서 정치인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치인이 되었든, 정당이 되었든, 나름의 지향하는 바가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뭉쳐 있는 정치인들은 무언가를 중심으로 해서 뭉쳐 있다고 생각해요. 이익집단 같은 성격을 띠는 집단도 있을 테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집단도 있을 거에요. 정치인이 이익집단의 성격을 띠는 것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현재의 상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이상에 가깝다면, 학벌과 부모님 재산을 염두에 두는 것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현재의 상태일 수 있는 것처럼이요.

정치인이 누구이든 간에, 정치인 집단이 어떤 집단이든 간에, 그들이 뭉쳐있는 그 중심에 있는 가치를 누군가 투명하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는 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글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민노씨가 쓰신 것처럼 블로거가 그런 것들을 해주면 정말 고맙겠지요. 저도 정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없어도,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참여하겠습니다. 질문하는 것은 할 수 있어요. 모르는 게 많으니까요.

기사에서 민심이라는 표현을 많이 봅니다. 국민의 마음. 과연 모든 개개인은 자신의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정치인에 대해서 잘 이해한 후에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정한 상태일까요? 저는 선거에서 누가 뽑히는 것보다는, 개개인이 정치인과 정치집단을 잘 파악해서 선택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발아점

(민노씨.네) 지방선거 블루스 : 차선과 차악이라는 망령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민노씨의 생각
    “질문하는 것은 할 수 있어요. 모르는 게 많으니까”요. http://bit.ly/bf7Fn7 (nassol99) : 저와 같군요. 세상엔 점점 더 모르는 게 없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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