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7일 수요일

'예, 아니오'에서 발견하는 동서양의 차이에 다는 답글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올리신 글 예, 아니오'에서 발견하는 동서양의 차이,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영어를 배우면서 부정의문문 배울 때의 느꼈던 당황스러움을 떠올려봤어요. 여전히 어떤 외국어를 배울 때에면 이 언어는 부정의문문으로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하고 의문을 가져 봅니다. 

Aren't you a boy?
-> Yes, I am a boy.
-> No, I am not a boy.

'나'가 중심인 서양문화, '관계와 소통'을 중시하는 동양문화..  부정의문문에 대한 대답을 이렇게 밑바탕에 흐르는 동서양의 차이로 연결시킬 수도 있군요. 새로운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약간 다른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전혀 다른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요, 미묘한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위의 예문을 다른 예문으로 바꾸어볼게요.

Isn't it a tree?
-> Yes, it is a tree.
-> No, it is not a tree.


주어를 '나'가 아니라 '그것'으로 바꿔보았어요. 그것이 나무이면 'Yes", 그것이 나무가 아니면 'No', 즉 '그것'이 나무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이고요. 

주어를 바꾸어 본 이유는 '나'를 주어로 하면 마치 서양에서는 '자, 자신'이 중심이라는 뜻까지 포함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서 굳이 바꿔봤어요. 왠지 서양의 자기만 생각하는 사고방식..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 같고요. 

이렇게 예를 바꿔보니 서양 문화에서는 문장의 '주어'가 중요한 문제인 듯 합니다. 

반면에 한글의 경우에는 

그거, 나무 아니에요?
-> 네, 나무 아니에요. (No, it's not a tree.)
-> 아뇨, 나무 맞아요. (Yes, it is a tree.)

이렇게 될 텐데요. 

"'아니니?'에 대해 '아뇨'라고 말함으로써 상대방의 오류를 바로잡아주고"에서 infuture님이 쓰신 것 처럼 
한글에서는 '주어'가 아닌 '문장'이 중심인 듯 합니다. 문장 자체의 옳고 그름을 예와 아니오로 대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영어 문장이나 한글 문장 둘 다 논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 긍정과 부정의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서요. 제 생각에 따른다면 한글 사용자가 "질문자를 위해 논리의 오류쯤을 포기하는 배려와 소통의 의지"는 없어지게 되네요. 

러시아어의 경우 부정의문문에 대답할 때 한글처럼 문장 자체를 부정합니다. 이럴 때는 영어권인 사람들도 우리가 영어 배울 때 느끼는 당혹감을 느끼더라고요. 쌤통이다, 뭐 그런 기분도 살짝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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